뉴스

[간증] 유니스에서 자랄 수 있어 행복합니다 _ 황수애 (고1)

작성자
office
작성일
2024-03-31 13:17
조회
15127
 

작년에 졸업 소감문 발표한 언니가 내년에 너희 차례라고 시간 금방 간다고 매우 불길한 어조로 얘기했던 게 기억나는데 벌써 제가 소감문을 쓰고 있다니 시간이 아무래도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에즈라반에 처음 들어와서 옆자리 언니한테 ‘모르는 거 있으면 이 언니한테 다 물어봐라’는 말 들었던 게 분명히 몇 달 전이었던 것 같은데 3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습니다. 저는 중학교 생활을 아무래도 너무 재미있게 한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훨씬 많이 놀러 다니기도 했고 또 웃을 일도 많았으며 개인적으로 성장한 것도 있어서, 물론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3년 동안 보람차게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3년 동안 즐겁게 보내게 해주시고 또 유니스에서 자라고 교육받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비록 제가 하나님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당신의 말씀을 듣지 못할 때라도 하나님을 간절히 찾을 때는 항상 응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당신에 대해 저에게 점점 더 많이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하나님.. 도 맞지만, 저의 하나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 저와 다른 학생들이 하나님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야캠프에서 복음과 거듭남에 대해 알려주시고 하나님의 뜻을 말씀에서 찾는 방법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목사님께서 반복해서 말씀해 주시는 그런 말씀들 하나하나가 없었더라면 저는 교회를 다니고 학교에서 말씀을 배우면서도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목사님께서 새로 배우고 알게 되시는 게 있을 때 그것을 적극적으로 배우시고 또 저희들에게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 애써 주셔서 감사하고, 어..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이 멋있고 또 닮고 싶습니다!

아버지, 힘들게 일하시고 저녁에 피곤하실 텐데도 매일 잊지 않고 같이 말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어떨 때는 피곤해하기도 하고 읽기 싫어서 부루퉁하게 있을 때도 있지만 아버지와 말씀 읽는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과 성경에 대해 더 잘 알아가는 것 같아서, 소감문이라서 쓰는 말이 아니고 진짜로, 감사합니다. 지나가는 말로 갖고 싶다 한 책도 사주시고 또 저와 주환이에게 항상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위해서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저 같은 애 키우기 되게 힘드셨을 거 같은데 어머니께 불순종하고 말 안 듣는 저이지만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하나님의 사랑을 아직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저는 어머니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힘든 거 있을 때마다 다 들어주시고 또 항상 격려해 주시고 안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오글거려서) 이런 말 자주 안 했던 것 같은데, 이 자리를 빌어서 아버지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3년 동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모범생은 아니어서 수업 시간에 졸기도 하고 준비물은 맨날 까먹고 오고 선생님 말씀 기억도 못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항상 웃으면서 가르쳐주시고 잘못한 것은 훈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토다 깨달음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서 말씀을 아는 것뿐만 아니라 내게 적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수학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왜’라고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통해서 수학을 더 쉽게, 재밌게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보다 열심히 사는 것 같은 제 동생에게도 고맙습니다. 가끔.. 아니 가끔이 아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짜증나게 하고 괴롭히기도 하지만 가끔씩 보면 진심으로 저를 생각해 주는 모습이 보여서 귀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제가 말로는 동생 싫다고 하지만 아마 주환이가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심심했을 것 같습니다.

3년 동안 에즈라폴 반에서 함께해 준 반 애들에게 고맙습니다. 함께 웃고 떠들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게 해주어서 정말 고마웠고 저희 반 애들 덕분에 학교 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특히 언니들 몇 명은 제가 매일 시도때도 없이 놀리고 장난쳐서 받아주기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잘 받아줘서 고맙습니다.

또 중1 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지내온 3학년 애들에게 고맙습니다. 제가 초등 때 동갑이 없어서 하나님께 또래 보내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지우, 하영이, 준희를 보내주셨습니다. 저의 기도 응답이 되어주어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행복할 때나 힘들 때나 같이 옆에 있어 준 저의 친구들에게 고맙습니다. 몇 시간 동안이나 웃고 떠들었던 그때가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추억이고, 함께해 주어서, 친구가 되어 주어서, 소중한 사람이 되어 주어서 정말,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유니스에서 말씀을 배우면서, 그리고 하야캠프에서 1년에 한 달을 말씀과 함께 보내면서 하나님을 더 잘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유니스에 신입생으로 들어와서 학교 안에서 변화되고 성장한 애들을 보면서 나는 변화한 것도 없고 발전한 것도 없고 하나님이 나한테는 안 해주시는 것 같았는데, 하나님께서는 내가 성경을 볼 때마다 내게 말씀하시고 하야캠프를 갈 때마다 말씀하시는데 내가 안 듣고 있었고 더 성장하려는 노력도 안 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아직 하나님과 저의 믿음에 대한 완벽한 확신은 없지만 하나님과의 완전한 관계를 이루는 그때 하나님께서 확신을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중학교 동안 생각해보니까 성장한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말 조심하고 감정을 다루는 건 아직도 힘들고 미숙하지만 초등학교 때보단 조금 나아진 것 같습니다. 학습하는 것에서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초딩 때는 학교에서 예습 복습 추가문제집까지 다 하고 집에서는 책읽고 DVD만 보고 놀았는데, 중학교 때도 그러면 되겠거니 하고 1학년 때는 계속 놀았습니다. 점수는 벼락치기로 그럭저럭 나왔지만 초딩 때보다 공부량이 많아지니 진도가 슬슬 밀리기 시작했고, 수학은 풀어야 하는 문제집 3개 중 2개를 끝내지 못하고 2학년에 올라갔습니다. 2학년 때는 시험 기간이 되면 하교 후에 대여섯 시간씩 하는 하영이랑 지우를 보고 충격(?)을 받아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지만, 목표도 없고 계획도 없어 당연히 실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역시 난 계획이랑은 안 맞는 사람인가 보다고 생각하면서 3학년에 올라갔습니다. 3학년이 되면 일공방이라는 그룹에 들어가서 매일 공부 시간을 측정하고 매주 주간성찰을 하는데, 제대로 안 하면 일주일에 5000원씩 벌금을 내야 합니다. 그러니 시험기간 외에 2주 이상 규칙적으로 매일 학교 공부를 해본 적이 없던 저도 억지로라도 공부해야 했습니다. 4월, 5월엔 매일 2시간씩 앉아 있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어..? 되네..? 싶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매 학기마다 하는 연산 문제집을 정말 싫어해서, 부끄럽지만 한 번도 끝까지 해본 적이 없었는데 3학년 1학기 때 시험 전 2주가 되기 전에 처음으로 모든 과목 문제집을 시험 범위까지 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걸 하다 보니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익혀서 마지막 학기 시험에는 지금까지 시험 공부한 것 중에 가장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아마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는 일공방이 없었으면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을 쓰려고 하니 3년이 뭔가 하나로 뭉뚱그려져서 ‘중학교’라는 좋은 추억으로 뭉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써 보면 반 전체가 게임하고, 공기놀이하고, 종이비행기 날리고, 축구하고 놀던 것, 같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한 번은 빵 터지는 지우와 하영이의 만담(?)들으면서 웃던 것, 현서언니가 생일선물 준답시고 온 학교를 보물찾기처럼 돌아다니게 만들어서 툴툴거리다가 선물 보고 쪽팔리게 운 것, 맨날 책상 좀 치우고 살라고 잔소리하는 정원이 언니랑 시영이 언니한테 손 씻다가 물을 뿌리고 튀었는데 둘 다 너무 무섭게 쫓아와서 잡히고 도로 물 맞은 것, 노영준이랑 학교를 털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열띤 토의를 벌이다가 선생님한테 한소리 들은 것, 그리고 언니들이랑 친구들, 동생들을 매우 신나게 놀려먹은 것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뭔가 감회가 새롭거나 믿기지 않거나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특이한 건지 모르겠지만 별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마 일반학교처럼 학교가 완전히 바뀌는 게 아니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도 학년이 하나 올라간 만큼 이제 조금 더 성숙한 말과 행동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고등학생이 된 만큼 학업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고등’이라는 글자의 무게보다는 지금 언니들 책상에 놓여 있는 진짜 다들 흉기같이 두꺼운 책의 무게가 더 큰 것 같지만 겁먹지 말아야겠습니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밥만 먹고 낮에 깨어 있는 시간은 죄다 공부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데 제가 정말 3년 동안 미친 듯이 공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매일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목사님 말씀을 믿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하고 싶으신 일이 무엇인지 계속 묻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입니다.

 

후배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꼭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입니다. 초등 때까지는 한글이든 영어든 소설이든 비문학이든 장르 가리지 말고 무조건 닥치는 대로, 아무리 적어도 한 달에 20권은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어머니께서 어릴 때 책을 많이 읽히신 편에 속하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그때 더 많이 읽을걸, 하고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제가 장담하는데 초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하는 책을 끝까지 풀기만 했다면 무조건 평균 95점 이상을 맞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로 별다른 공부를 집에서 따로 하지 않아도 무조건 80점 이상은 나옵니다. 그래도 공부량이 많아져서 20점은 노력 점수이긴 하지만, 남들이 노력으로만 80점을 맞을 때 나는 20점만큼만 공부하면 100점을 맞을 수 있으니 책 읽는 게 훨씬 이득입니다. 또 저한테는 5학년 때 꽂힌 영어책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 시리즈가 너무 재밌어서 거의 10번 넘게 돌려 읽었는데, 그리고 나서부터 영어 실력이 확 는 것을 느낍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꼭!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음, 그래도 5-6학년부터는 저처럼 놀기만 하지 말고 집에서 1시간씩이라도 수학을 하는 걸 추천합니다. 안 해도 점수는 나오지만, 하는 것이 공부 습관을 잡는 데 좋으니까요. 두 번째로는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한 학기의 성취도가 숫자로 표시되니 못 나오면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잘 나오면 자만하게 될 수도 있는데, 중학교 때 성적을 잘 맞는다고 해서 절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도, 내가 열심히 했다면 절대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닙니다. 특히 영어는 중학교 때 문법을 중점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중딩 영어 점수는 문법을 얼마나 잘 외웠는지를 평가하지, 여러분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중학교 점수로 멘탈 깨지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경쟁은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경쟁을 한다면 여러분의 경쟁 상대는 이 반 안에 있는 두세 명 동갑이 아니라 전국에 있는 14, 15, 16살이니, 바로 눈앞의 상대와 비교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아, 그리고 에즈라의 몇몇 후배들에게(누구 말하는지 자신들은 알죠?) 제발 5시 30분 하교라고 놀리지 말고 4시 되면 조용히 나가줄 것을 매우 정중하게 부탁합니다.

 

중학교 생활을 돌아보니 즐거웠던 일이 정말 많습니다. 오늘(졸업하는 날)을 마지막으로 중학교와는 이제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니 좀 섭섭합니다. 정말 행복했던 3년 동안 가르쳐주신 목사님, 선생님, 응원해 주신 부모님, 함께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해주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긴 소감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revious Next
Close
Test Caption
Test Description goes like this